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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戰雲) 짙어진 노사관계

기사승인 2019.04.26  17: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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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단상] 공계진 사)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이사장

시흥스마트허브(시화공단)에는 수많은 공장들이 입주해있다. 2019년 2월 기준으로 보면 입주업체가 11,632개이다. 이중 가동업체는 11,175개이다. 이들 업체들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역시 2019년 2월 기준으로 보면 125,945명이 일하고 있다. 이들 노동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고 있다. 동년 동월 기준으로 이들 노동자들이 생산한 생산액은 2조3,313억원에 달한다(자료 : 한국산업단지공단). 이들이 생산한 제품들은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인 삼성전자, 엘지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으로 납품된다.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은 이들 공장에서 납품된 부품들을 조립하여 완성품을 만들어 국내 또는 국외로 판매하여 천문학적 규모의 이익을 낸다. 삼성전자의 예를들어보면, 세계경제의 후퇴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2019년 1/4분기 영업이익이 6조 2,000억 원에 이르고 있다.

이렇듯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은 시화공단의 수많은 작은 공장 뿐 만 아니라 삼성전자라는 거대 기업을 받쳐주는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화노동정책연구소가 매년 발행하고 있는 시흥시 임금노동자 및 비정규직 현황에 따르면 이들이 받는 대우는 전국 최하위이다. 임금 뿐 만 아니라 노동시간 등 다른 노동조건도 전국의 최하위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노동자들은 시흥스마트허브를 전망과 희망이 있는 곳으로 치부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다니고 있지만 취업하고 싶지 않은 곳 중의 하나로 생각한다.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이 이런 대접을 받는 이유가 여러 가지이겠지만 노동자들의 보호막인 노동조합의 부재로 인한 것이 가장 크다. 부재가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사용한 이유는 불과 10개에 불과한 300인 이상 사업장에는 노동조합이 존재하지만 전체의 99%를 차지하는 50인 이하 사업장에는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이다.

경영자의 노조무시 또는 와해 정책으로 인한 노동조합의 무력화가 아마도 두 번째 정도의 이유가 될 듯하다. 노조가 없고, 있어도 힘을 못쓰는 구조이니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근로조건이 전국 바닥을 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인류 역사를 볼 때 사람이란 존재는 늘 억눌린 채 살아가지 않는다. 눌린 시간이 오래되면 비집고 일어서는 것이 사람의 본성인 듯하다. 사람이 아닌 듯 살아가지만 분명히 사람인 시흥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이 비집고 일어서고 있다. 이들 중 노조가 있는 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먼저 일어서고 있는데 이를테면 인지콘트롤스, 대창 등이 거기에 해당한다. 인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발생한 임금문제로 벌써 1년 이상 싸우고 있고, 대창의 경우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측의 단협해지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

문제는 사용자들의 노동자들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는 상황에 맞서 노동자들의 저항도 강해지고, 넓혀지고 있다는 것이다. 힘의 완전한 비대칭으로 노사갈등이 별로 없던 시흥스마트허브에 바야흐로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싸움을 즐길 수 있는 처지라면 조성된 전운을 구경만하면 되지만 현재 우리의 처지는 그렇지가 않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조건에서 노사간 갈등이 확대되고,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흥정은 붙이고, 싸움은 말려야한다는 옛 속담대로 가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누구를 말리는 게 싸움을 중지시키는 길이냐 하는 것이다.

시흥스마트허브의 작은 사업장에 다니는 노동자들이 겁 없이 사측을 먼저 건드리지는 않는다. 작은 사업장에서의 노사갈등은 대개 사측에 의해 발생한다. 힘이 없다고 생각하며 임금을 적게 주고, 인권을 존중하지 않으며, 노조를 대등한 존재로 여기지 않고 무시하면서 발생한다. 따라서 전운을 없애는 길은 사측이 이러한 행위를 접고, 노조를 대화파트너, 경영의 동반자로 인정하고 함께 하는데 있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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