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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을 아시는가?

기사승인 2019.11.22  17: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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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단상] 공계진 사단법인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우리의 옆 동네인 안산에는 반월공단(안산스마트허브)이 있다. 한국산업단지 공단의 통계를 보면,. 그곳에는 2019년 9월 기준으로 총 6,983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그중 전기전자업종은 2,506개로 전체의 35.9%를 차지한다. 그 전기전자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38,528명으로 전체 노동자들의 33.2%에 해당한다.

그 반월공단내의 전기전자업종에 속하는 서울반도체라는 곳에서 지난 4월 8일 노동자 이가영씨가 악성림프종으로 인해 사망했다. 그녀가 죽었을 때의 나이는 불과 26세였다.

이가영이 죽기 훨씬 전부터 필자는 반월공단 내의 동산제약(현재 폐업상태)이라는 곳에서 일했던 2명의 후배가 일찍 세상을 뜨는 것을 보며 반월공단의 유해업종과 노동자의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필자는 물증은 없지만 그 두 명의 후배는 유해 화학약품에 몇 년간 노출된 상태에서 일했기 때문에 암에 걸린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 근거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동산제약이라는 곳이 이미 폐업한지 오래되어서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

4월 이가영의 죽음을 접하고서는 ‘백혈병은 삼성전자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확신을 갖고 후배들에게 이 문제를 깊이 파고들 것을 조언했었다. 조언 덕인지 모르나 이가영의 죽음을 계기로 안산에서 전기전자업종내에서 발생하는 방사선 피폭과 백혈병 등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었고, 지난 8월21일에는 MBC 뉴스데스크에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반도체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용자들의 태도는 반성은커녕 피폭과 백혈병 등을 야기하는 작업을 계속 지시하고 있다. 즉, 방사선 피폭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작업속도를 높이기 위해 풀고 작업하라고 지시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시흥시에는 시화공단(시흥스마트허브)이 있다. 이곳에는 11,640개의 입주업체가 있고 그중 15.1%인 1,760개가 전기전자업종이다. 반월공단보다는 입주업체가 적지만 기계업종(전체의 59.9%) 다음으로 많은 수를 차지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24,918명으로 전체(124,360명)의 20.0%를 차지한다. 마찬가지로 반월공단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이전에 비해 상당히 늘었다.

시화공단에는 서울반도체처럼 큰 규모의 전기전자업종 업체가 없다. 평균 고용인원이 겨우 11명 수준인 작은 공장들이 대부분이다. 작기 때문에 유해물질 또는 방사선 노출이 작아서 위험으로부터 보호받을까? 그렇지 않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제품들은 주로 PCB로 서울반도체, 대덕전자, 영풍계열사 등으로 들어간다. 당연히 이곳에서는 포름알데히드와 같은 발암물질을 사용하고, 검사를 위해 X-ray 장비를 쓰고 있다. 이것은 곧 이곳에서도 이가영과 같은 죽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시화공단의 전기전자업종의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발암물질 또는 방사선에 노출되어 있고, 또 그것이 백혈병 등 암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아니 저임금으로 인해 장시간 노동에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것을 신경쓰며 살 여유가 없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더 불행한 것은 이곳은 노동조합도 없어서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발암과 관련된 안전 미비에 대한 조사와 대응조차 못한다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필자가 이런 주제의 칼럼을 쓰는 것은 이들 노동자들을 방사선과 발암물질 속에서 계속 살아가게 할 것인가, 그래서 그들이 더, 더 불행한 상황에 빠지는 것을 방치할 것인가를 묻기 위함이다. 그리고 건방지지만 기업의 대표들이 노동자들을 방치한다면 우리 시민들이라도 나서서 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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