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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의 함의”

기사승인 2020.02.21  16: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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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단상] 공계진 사단법인 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이사장

시흥신문에 소개되었었듯이 저희 시화노동정책연구소는 매년 시흥스마트허브(시화공단) 노동자들 대상의 조사를 한다. 조사를 통해 매년 유의미한 결과를 얻어내는데 본 칼럼에서는 시흥스마트허브에서 발생하는 산재나 질병에 대한 설문결과를 소개하면서 노동자들의 안전문제를 언급하고자 한다.

2019년 시흥스마트허브 비정규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이곳(시흥스마트허브) 회사에서 일하면서 1주일 이상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다치거나 질병이 발생한 동료나 직원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11.2%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글을 보시는 시흥신문 독자들께 묻고 싶다. 이 ‘11.2%를 어떻게 보시나’라고. 독자들께서 질문에 대한 답을 하시는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 필자는 고용노동부의 산재통계를 소개하려고 한다.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안산지청이 시흥안산관할)이 2020년 1월초에 발표한 시흥안산지역 2018년 재해율은 0.69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재해율은 노동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수이다. 이것을 시흥안산스마트허브에 적용하면, 이곳 노동자들이 약 25만(2018년 12월기준)임을 감안할 때 양공단 노동자들 약 1,725명(시흥안산 전체적으로는 3,249명)이 재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사망만인률이라는 게 있다. 이는 노동자 1만명당 사망자수를 따지는 기준이다. 2018년 기준, 시흥안산지역사망만인률은 0.79이다. 이것은 시흥안산스마트허브의 노동자들 중 20명(시흥안산전체적으로는 37명)이 질병 또는 산업재해로 사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2018년 고용노동부 발표를 인용하는 것은 시화노동정책연구소의 조사시점인 2019년에 최대한 근접시키기 위함. 2019년 조사결과는 2021년 발표)

이쯤에서 앞에서 드린 질문을 반복해서 드린다. ‘11.2%를 어떻게 보시나’라고.

물론 11.2%은 고용노동부 기준의 통계는 아니다. 따라서 이것을 갖고 시흥안산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의 안전에 대해 확정적 언급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재해율과 만인률을 함께 보게 될 경우 11.2%는 안전에 대한 신호가 아니라 불안전에 대한 신호 즉, 시흥안산스마트허브 노동자들이 질병 및 산업재해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신호이다. 즉, 11.2%는 1년에 1,725명이 재해를 입고, 그중 약 20명이 죽어나가는 시흥안산스마트허브의 현실을 반영한 통계인 것이다. (사족. 고용노동부 통계에는 공상이나 아예 치료하지 않은 것은 포함되지 않음. 이것을 포함시킬 경우 재해율은 년 4% 이내. 연구소의 3년간 11.2%가 진실에 가까움)

사망자 20명을 해석해보았으면 한다. 이는 시흥안산스마트허브에서 일하다 다치거나 질병에 걸려 죽는 노동자가 20명이라는 것이다. 이쯤에서 코로나를 생각한다. 코로나는 우리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하지만 정작 그로 인해 죽은 사람은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1명도 없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에 대해서는 대통령을 비롯해서 전행정관료가 모든 의료체계를 동원해서 확산을 막음과 동시에 확진자를 치료했지만 산업현장인 시흥안산스마트허브에서는 국가는 물론이고, 기업주들조차 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앞의 보고서 146쪽과 147쪽에 나와 있는 노동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저희 연구소 연구위원의 ‘안전보건교육을 실효성 있게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4명의 노동자들은 이렇게 답하고 있다.

“뭐 던져주면서 사인하라고 하는데...그게 다에요. 뭐 다 가라(가짜의 속된 말)에요”, “한번도 없어요. 그냥 사인하라고 하고..”, “한적은 한번도 없어요”, “간부들 시켜가지고 교육시켜라. 그러면 조회시간에 잔소리 하듯이 그게 교육이라고 진행되고 그러거든요”

코로나에 전국가적 대응을 하듯이 산업재해에도 국가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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