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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이야기

기사승인 2023.03.24  16: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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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단상)공계진 (사)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이사장

고용노동부에서 내놓은 주69시간 노동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런데 그 논란이 69시간이라는 장시간노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용산과 고용노동부의 정책혼선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아쉽다.

산업화 시기,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은 노동 그 자체였다. 수출중심의 경제구조를 추구했지만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이라고는 저임금 노동력 뿐이 없었던 시기에는 장시간노동이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1일 8시간 노동이 법제화되어 있었지만 그것을 지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대개 수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에는 의례적으로 밤 10시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잔업의 상설화였는데, 이 시기에는 주단위 노동시간에 대한 규제도 없었기 때문에 잔업시간은 한도가 없었다. 또한 이 시기는 주48시간제가 기본이다 보니 토요일에도 근무를 했고, 일요일에도 특근이란 형태로 근무를 해서 노동자들은 한달에 고작 2일을 쉬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경제발전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장시간 노동에 대해 재고하기 시작했다. 경제가 선순환구조를 갖기 위해서는 해외시장 중심의 생산-수출이 아니라 내수시장 병행의 생산-판매-소비의 구조가 필요했다. 여기서 소비가 중요한데, 소비를 위해서는 노동자들이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도 가고, 시장에 들러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 결과 2011년 7월부터 주40시간제가 도입되었다. 이 시기에도 노동력에 의존하는 중소영세사업장의 문제를 들먹이며 반대하는 세력이 존재했지만 영세사업장에 대한 적용을 유예하며 주40시간제가 도입되었고,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 주단위 52시간 상한제가 도입되었다.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들의 건강에도 긍정적 효과를 주었지만 소비가 진작되며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톡톡히 내었다. 여행사들은 노동자들을 국내외 여행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동부서주했고, 기업들은 노동자들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상품개발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우리 경제는 단순히 해외시장에 의존하는 형태를 조금씩 벗어나 내수시장이라는 튼튼한 구조를 갖추기 시작한다. 일부 자본에게는 손실일수도 있지만 총자본의 입장에서는 커다란 득이 되는 노동시간 단축이기에 총자본의 이해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는 정부당국은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단축 뿐만 아니라 휴일의 확대에도 나서게 된다. 그 결과 대체휴일이라는 것이 도입되기도 했다.

노동시간 단축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보다 경제가 발전된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는 진작부터 시행되었고, 이제는 주40시간에서 주35시간제로 나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노동시간 단축은 월드클래스가 된 셈이다.

그런데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며 이 노동시간 단축이 역행하기 시작한다. 윤대통령이 후보시절 주120시간 노동을 언급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담당 부서인 고용노동부는 느닷없이 주69시간이라는 노동시간을 들고 나왔다. 거기에 노동시간저축, 저축한 노동시간을 토대로 유럽처럼 한달간 휴가 사용 등을 부수적으로 거론했지만 이것은 정말 한국의 기업현황, 특히 중소영세기업의 현황을 알지 못한 탁상공론의 노동시간 연장안이었다. 당연히 청년들부터 이 안에 반대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대통령이 나서서 진화하기에 이르른다.

노동시간 단축은 비단 노동자들의 건강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경제마인드의 전환, 경제의 선순환구조 구축을 위해 추진된 것이고, 그것이 오늘의 우리경제를 세계 11위 권으로 진입시킨 원동력이다. 그런데 일부 자본의 요구만을 수용한 채 노동시간을 다시 늘리려고 하는 시도는 경제에 대한 근본 이해도 없는 행위이다. 필자는 경제발전을 고려할 때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더 단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흥신문 webmaster@n676.ndsof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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