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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숙 나움평생교육 대표. |
동물들이 나오는 TV프로그램을 보면, 어미들이 시범을 보이며 새끼를 훈련하는 것을 볼 때가 있다. 사냥을 하는 법, 하늘을 나는 법. 천적을 피하는 방법 등을 직접 시범을 보이며 가르친다. 새끼들은 어미에게 보고 배운 대로 행동하고 어미가 하는 방법 그대로 따라 배운다. 어쩌면 인간도 가장 중요한 것들은 부모에게 배우는지도 모르겠다. 부모의 양육 방법과 양육 태도가 자녀의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이번 칼럼에서는 ‘나는 어떤 유형의 부모인가?’를 스스로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미국의 바움린드(Baumrind) 교수는 애정과 통제의 정도에 따라 부모의 양육 유형을 나누었다. 애정이 높은지 낮은지, 통제의 강도가 높은지 낮은지에 따라 총 네 가지 유형으로 정리하였고, 부모 유형을 허용적, 권위적, 방임적, 독재적 유형으로 정의했다. 애정과 통제가 모두 높은 경우 권위적 유형, 부모의 통제는 높으나 애정이 낮은 경우는 독재적 유형, 애정은 높으나 통제가 낮은 경우는 허용적 유형, 두 가지 모두 낮은 경우는 방임적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각 유형별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권위적 유형(Authoritative Parenting style)이다.
부모가 애정과 통제 모두 높은 경우 권위적 유형으로 분류한다. 권위적 유형은 민주적 양육 태도 유형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권위적 유형의 부모는 자녀와 동등한 지위가 아니라 윗사람, 어른으로서 위치를 유지한다. 그렇지만 아이를 사랑하고 항상 대화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이런 유형의 부모는 자녀에게 애정을 주지만 일관성 있는 태도를 지킨다. 늘 아이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자유롭게 행동하도록 독려하지만, 지켜야 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확실하고 엄격한 태도를 보인다. 더불어 아이의 감정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를 존중하고, 아이의 행동을 배려하고 기다릴 줄 아는 일관적인 양육 태도를 보인다.
권위적 유형의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들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게 되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자랄수록 독립성, 주체성을 키울 수 있어 무척 창의적으로 성장한다. 타인에게 적대감이 없고 외향적이며 사회적응력이 높은 아이로 자란다.
두 번째, 독재적 유형(Authoritarian parenting style)이다.
부모가 애정은 낮지만 아이를 통제할 때 독재적 유형으로 분류한다. 독재적 유형은 권위주의적 양육 태도 유형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 유형의 부모는 아이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선과 잣대를 들이밀며 늘 성숙한 태도를 보일 것을 요구한다. 아주 엄격한 규칙을 강요하고 훈육할 때 논리적인 설명보다는 체벌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독재적 유형의 부모는 아이의 감정에 대해 소홀하게 생각한다. 아이가 조금만 반항을 하면 더 심한 통제를 가하거나 체벌하기도 한다.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고 부모의 독단으로 모든 것을 처리하기도 한다. 아이들은 감정을 표출할 기회가 없이 무력감에 빠지게 되고, 자신의 감정에 죄책감을 갖거나 신뢰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엄마 아빠의 명령대로 움직이지만, 내적 갈등이 무척 심화되므로 사회성이 부족하고 스스로 결단을 내리기 어려워하며 늘 의존적인 성향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대인관계가 어렵고 감정 통제나 표현이 버거운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허용적 유형 (permissive parenting style)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애정이 높지만 통제하는 정도가 낮은 경우 허용적 부모라고 말한다.
허용적 양육 태도 유형은 아이에 대한 애정만 표현할 뿐 통제는 거의 하지 않고 아이에게 모든 것을 일임한다. 우리 아이가 최고라고 생각하여 거의 모든 결정권을 아이에게 주고 아이의 의견을 물어보고 아이에게 맞추어 주려고 노력한다. 이런 부모들은 아이의 모든 감정의 종류를 허용한다. 아동은 떼쓰거나 울고 화를 내도 부모가 다 허용한다고 느끼게 되어 바람직한 행동의 기준이나 통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게 되고, 감정을 적절하게 표출하는 연습을 하지 못하게 된다. 최근 모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금쪽이들이 이런 모습들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아이들은 화가 났을 때, 슬프거나 무서울 때, 문제를 만났을 때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는 전혀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감정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또래와 관계 형성에 어려움이 나타나게 된다.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는 다른 아이를 공감할 줄 모르기 때문에 쉽게 배척당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사회성이 저하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방임적 유형 (neglectful parenting style)이다.
애정과 통제 모두 낮을 경우, 이런 부모를 방임적 유형으로 분류한다. 방임적 양육 태도 유형은 단어 그대로 아이를 방임하고 아이에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뜻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애정도 없고 관심도 없으니 훈육 역시 없다. 아이에게 무관심한 부모 아래서 자란 아이들은 자기 스스로를 통제하지도 못하고 독립심도 낮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감정을 크게 표출하려고 한다. 사회생활에서도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문제행동이 많은 아이로 자라날 가능성도 무척 크다.
사람마다 기질이 다르듯이 양육 태도도 천차만별일 것이고, 자녀 양육에 모범답안은 없다. 누구나 처음부터 부모였던 사람은 없으니, 스스로 자책하거나 불안해 할 필요도 없다. 다만, 아이가 자라는 동안 부모로 함께 성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이에게 가장 가까운 존재는 부모인 만큼,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양육 태도가 아이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내 아이를 위해 내가 보여야 하는 태도가 어떤 것인지 부모로서 주의 깊게 고찰할 필요가 있다.
shnews j5900@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