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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기사승인 2024.04.19  15: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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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단상)박혜성 교수-숙명여자대학교 정책학박사

4월이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건 4월이 주는 설레임과 풍경들을 다 즐기지 못함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었던가? 

기대안하고 나섰던 새벽녘 산책길 흐드러지는 벚꽃과 연두빛 새순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가로수에 지금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한 조카가 즐겨쓰는 우와~라는 탄성이 절로 터져나왔다. 

어느새 봄이 흐드러지는 벚꽃과 연두빛 새순으로 가까이 다가와 있었는지�.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잎에 홀려 동영상도 찍어보고 핑크색 복숭아 꽃을 사진기사처럼 접사로 찍겠노라고 호들갑을 떨게 되는걸 보니�. 비록 봄꽃과 연두빛 새순일지라도 이 설레임과 아름다움을 생각하면 가히 봄의 전령사라 할만하다.

4월은 설레임 가득 숨기고 찾아오는 그리움과 닮아있다. 겨우내 굳게 닫혀 있던 창을 열면, 신선한 공기가 방 안 가득 퍼지듯, 봄의 속삭임도 조용히 우리의 일상 속으로 스며든다. 이 계절의 첫인상은 그 어떤 화려함보다 소박하고 평범한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마치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책장 속 한 권의 책을 꺼내 드는 것처럼, 봄은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내게 하는 재주를 가졌나 보다.

모처럼 공원의 벤치에 앉아 설레이는 여유로움을 느끼고 있노라니, 생명의 움직임을 느끼며 새싹을 틔우기 시작하는 연두빛 새순들이 눈에 들어온다. 햇빛을 향해 처음으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은 마치 세상에 처음 발을 디딘 어린아이의 첫걸음처럼 서툴고, 순수하게 느껴진다. 

그 모습이 마치 어린 조카의 동동거리는 사랑스러움과 같아서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아이들과 꽃들이 사랑스러워지기 시작하면 늙었다는 표시라던데�. 늙은 눈에나 젊은 눈에나 또는 어린 눈에도 봄의 향연은 매한가지일터�. 오래지 않아 훌쩍 떠나버릴 봄의 발목을 이제라도 적극적으로 붙들어 봐야겠다.

3월 초를 만기로 아빠는 자가용을 폐차하고 운전면허증을 반납하셨다.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고자 전기 자전거를 사드렸는데�. 감각조차도 늙어서 겁을 내시는 모습에 가슴 한켠이 툭 내려앉는 소리가 들린다. 결국 전기 자전거를 반납하고 일반 자전거로 교체했는데�. 그것도 예전같지 않아 겁이 나더라는 말씀에 세월을 이길 장사가 없다라는 말이 새삼스럽다. 

올해는 더 연로해져 동생들과 교대로 주말마다 찾아가 아빠와 놀아드리고 오는데 처음에는 내가 그렇게 상태가 안좋냐면서 언짢아하시는 기색이시더니 매주 찾아오는 자식들이 기다려지시는 모양이다. 어느새 의지하고 있다는 생각에 그 마음이 또 아리다. 

고향의 파출소장으로 있는 친구가 아빠의 폐차를 도와줬는데 아버지를 먼저 보내고 들었다던 한마디가 가슴에 남는다. “나무는 멈춰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질 않고, 자식이 모시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살아 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찾아 뵙고 한번이라도 더 맛있는 것을 사드리라고 건넨 한마디가 지금 내가 처한 현실과 꼭 맞아 야속한 세월이 서러웁다. 몇 번의 4월을 함께 볼 수 있을까? 엄마를 보내고 났던 후회를 또 다시 반복하지는 말아야겠다. 4월이 잔인하다는 그 말이 올해는 더 가슴에 남는 날들의 연속이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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