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기 시의회 ‘소통‧화합’은 얽힌 실타래인가
제9대 시흥시의회 후반기가 출범한 지 2개월여가 넘어가고 있지만, 현재 시흥시의회의 모습은 왠지 불안전한 형태로 보인다. 아마도 후반기 의장단 등 원구성을 두고 여야가 비효율적인 소모성 정쟁으로 1개월 이상 파행을 보이다가 부지불식간에 국민의힘이 ‘낙동강 오리알’처럼 후반기 원구성에 배제되면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알려진대로 시흥시의회는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첨예하게 대립각을 이뤘었다.
제9대 시흥시의회가 출범할 당시 2022년 7월에는 시의원 정당 소속이 민주당 9명, 국민의힘 7명으로 다수당인 민주당이 의장을 비롯해 4개 상임위원장 중 3곳(의회운영위, 자치행정위, 교육복지위)를 차지했고 국민의힘은 부의장과 1곳(도시환경위원장)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제22대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 소속 박춘호 시의원이 탈당, 무소속을 유지하면서 후반기 원구성에 이상기류 조짐이 시작됐다. 무소속 박춘호 의원은 정치적 고향이었던 민주당을 떠나면서 심적으로는 국민의힘 측에 힘을 실어주며 ‘8(민) 대 7+1(국+무)’이라는 구도를 만들었다.
전반기 당시 9대7이라는 숫적 논리에 밀려 민주당의 처분을 기다려야 했던 국민의힘은 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8대7+1’이라는 구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8대8’이라는 동등한 상황에서 후반기 원구성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전반기 당시는 민주당이 의장에 더해 3개 상임의원장을 차지해 ‘4대2’ 상황이었지만 후반기에는 의장 및 부의장과 4개 상임위원장 등을 여야가 동등하게 ‘3대3’으로 배분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1명이든 2명이든 후반기에도 다수당은 민주당(8명)인 만큼 전반기 당시와 같이 원구성을 ‘4대2’로 배분해야 하는 것에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여야는 명분도 없는 ‘감투싸움’을 지루하게 이러갔다.
국민의힘은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이라며 당론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후반기 원구성은 없다’고 정했고 후반기 원구성 ‘3대3’이라는 결과물을 불과 며칠 앞두고 ‘불안과 불신, 조바심’에 사로 집힌 국민의힘 일부 의원(김찬심, 이봉관)이 당론을 어기고 민주당 8명과 함께 본회의장에서 후반기 원구성을 마무리 지었다. 물론 당시 국민의힘 2명의 의원은 부의장과 자치행정위원장이라는 감투를 얻으며 소기의 목적을 이뤘지만 말이다.
이들 2명 의원은 결국 경기도당 윤리위원회에서 ‘탈당권고’ 징계를 받아 끝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현재 무소속을 유지하고 있지만, 무늬만 무소속일 뿐 실상은 민주당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한지숙 의원은 제31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의회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공간이나 이번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는 양당과 무소속 의원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상임위원회 구성이 결정되면서 현재 의장단에는 국민의힘 의원이 단 1명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의장단은 의장과 부의장 그리고 각 상임위원장이 대표성을 띠고 중요한 의회 운영에 대한 안건들을 사전에 조율하고 결정하는 회의체이나 특정 정당이 배제된 의장단 구성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에 어긋나며 이는 시흥시민의 전체 이익을 대변할 수 없기에 의장단에 국민의힘 의견 또한 수렴할 수 있는 교섭단체 대표를 포함하여 줄 것’을 제안했다. 물론 이러한 제안이 어떠한 결과물 드러날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후반기 원구성 이후 현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국민의힘을 탈당한 무소속 의원들이 행사장에서 마주치면 서로 ‘먼 산 보듯’ 한다고 한다. 업무보고도, 격려행사도 민주당과 국힘을 탈당한 무소속 의원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따로따로 진행하니 참으로 진풍경이다.
후반기 의장에 오른 오인열 의장은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유지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또한 오 의장은 ‘화합, 소통, 겸손’이라는 세가지 가치에 중심을 둔다고 밝힌 바 있다.
시흥시의회 16명 의원의 정당 소속은 현재 민주당 8명, 국민의힘 5명, 무소속 3명이나 실질적인 구도는 ‘10 대 6’이어서 민주당이 하고자 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후반기 시흥시의회가 ‘한 지붕 두 집 살림’을 하루 빨리 청산하고 시민의 대변자로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오인열 의장의 혜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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