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명 전원 합의 이루지 못한 ‘반쪽 의회’ 염려스럽다
시흥시의회 후반기 원구성이 1개월 여 파행 끝에 지난 2일 겨우 마무리됐다. 물론 후반기 원구성이 16명 의원 전원이 본회의장에 모여 합의로 이뤄졌다면 그나마 모양새라도 있었을 텐데 민주당 소속 의원 8명(오인열, 송미희, 서명범, 김선옥, 박소영, 김수연, 김진영, 이상훈)과 국민의힘 소속 2명(김찬심, 이봉관) 등 10명이 출석한 가운데 원구성을 마쳐 후반기 시흥시의회 자칫 반쪽 의회로 흘러가지 않을 까 염려스럽다.
후반기 원구성을 위해 지난 2일 열린 제318회 시흥시의회 임시회에서는 의장에 재선 오인열 의원, 부의장에 재선 김찬심 의원이 각각 출석의원 10명 전원 투표로 당선됐다.
이어진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도 의회운영위원장에 초선 민주당 비례대표인 김수연 의원, 자치행정위원장에 초선 국민의힘 이봉관 의원, 교육복지위원장에 초선 민주당 김진영 의원, 도시환경위원장에 초선 민주당 서명범 의원이 각각 선출됐고 윤리특별위원장에는 민주당 김선옥 의원이 당선됐다.
의장단 선거에 앞서 송미희 전 의장은 「5분 발언」을 통해 “전반기 의회는 「일하는 의회, 행복한 시민」이라는 슬로건을 갖고 있었지만 후반기 의회를 시작하지도 못한 채로 우리는 일하지 않는 의회로 인하여 2회 추경조차도 진행하지 못하며 불행한 시민을 만들었다. 시흥시의회 의원은 시민의 선택으로 시민을 위해서 일하라고 의회에 보내졌는데 우리는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것이냐. 시민들께 죄송하고 부끄러워서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들에게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도 없었다. 우리는 정당으로 인해서 시의원이 됐다.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이 아니었어도 우리가 과연 의원이 될 수 있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문제로 인하여 탈당하고 해당 행위를 하는 것들, 이것이 과연 민주주의의 정치인가. 오늘 우리가 한 이 선택, 다수결에 의해서 한 이 원칙이, 오늘 한 이 결과가 훗날 우리가 후회하지 않는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지난 한 달 동안의 공백이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바르게 일해서 이 시간이 시민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며 공직자와 시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후반기 원구성을 위해 지난 1개월 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시간을 허비했다. 그 어떠한 정당성도 없이 지나온 시간은 시민들에게 그저 감투싸움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았다.
결국 감투싸움의 최종 승리는 일사분란하게 줄곧 한길만을 달려온 더불어민주당의 몫이 되어버렸고, 전략전술 없이 불신의 싹을 키워온 국민의힘은 민주당에게 처참하게 패배했다.
국민의힘은 당론을 어기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에 출석해 부의장과 자치행정위원장에 당선된 김찬심‧이봉관 의원을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2일 경기도당에 제명을 요청했다.
그리고 국민의힘은 5일 5명 시의원(성훈창, 안돈의, 윤석경, 한지숙, 이건섭) 이름으로 입장문을 통해 “제9대 시흥시의회 후반기 원구성과 관련해 시흥시의회 민주당의 불통 독주가 마치 국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 안타깝고 시민들에게 실망을 드려 송구하다”고 밝혔다. 후반기 원구성 과정에 대해 과연 시민들이 실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이다.
국민의힘은 “풀뿌리 민주주위 근간인 지방의회에서 교섭단체 간의 협의 없이 계략과 모략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려 하는 것은 비열한 행위”라며 “여기에 더 나아가 민주당 의원 대표발의로 ‘예산결산트결위원회를 1년 단위로 상설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시흥시 교섭단체 및 위원회 구성과 운영 조례」 일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수적 우위를 앞세워 예결특위 위원장까지 민주당이 차지해 ‘전 시의원의 위원장’ 시대를 열겠다”는 속셈이라고 질타했다.
후반기 시흥시의회 의장에 당선된 오인열 의장은 당선 인사말을 통해 “시민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해 반영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의회 운영 실현,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의회 운영을 통해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수결의 원칙만을 앞세워 시작된 후반기 시흥시의회 모습은 반쪽 의회처럼 보이고, 다수결의 원칙 앞에 소수의견이 배제되고 무시된 국민의힘 주장은 외침 없는 아우성에 그칠 뿐이다.
시흥시의회 의원 16명 전원 합의 이루지 못하고 시작한 후반기 반쪽 의회. 시흥시의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우려가 그저 ‘기우(杞憂)’로 끝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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