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밥값 올려야 한다는 노동자들

기사승인 2024.07.12  15:27:13

공유
default_news_ad2

- 【월요단상】

공계진 사)시화노동정책연구소 이사장.

시화공단에는 공장도 많지만, 식당들도 많이 있습니다. 제법 큰 회사에는 공장 내에 식당이 있어서 거기서 식사합니다. 그러나 공장 규모가 작은 회사들 내에는 식당이 없어서 그곳 노동자들은 회사 밖 식당에서 식사해야 합니다. 이런 작은 공장 노동자들에게 밥을 제공할 목적으로 작은 공장 주변에는 공동식당들이 영업합니다. 우리는 이 공동식당을 깡통 또는 박스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 공동식당의 대부분은 컨테이너에서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공동식당을 이용하는 회사는 7~15개 정도 됩니다. 정확한 숫자는 아니지만 규모가 작은 식당은 7개 정도의 공장, 규모가 큰 곳은 15개 정도의 공장들이 한 식당을 공동으로 이용한다고 보면 됩니다. 혹자는 ‘많은 공장들이 이용하니까 돈 많이 벌겠네’ 하시겠지만 규모가 작은 공장들이라 한 공장에서 밥을 먹으러 오는 노동자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규모가 작은 식당들의 경우 문을 닫는 곳도 제법 있습니다. 경기가 안 좋은 현재 그 망해가는 식당이 늘고 있습니다.

우리 시화노동정책연구소가 시화공단 식당들에 대한 조사연구를 결심한 것은 2023년도입니다.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위해서는 휴게실뿐만 아니라 양질의 밥이 제공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장 조사에 들어갈 수준의 연구비가 없었기 때문에 2023년에는 몇 군데 식당을 선정해서 밥을 먹는 수준의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수준의 조사를 통해 적어도 질문거리를 찾은 후 2024년 시흥시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우리 연구소의 조사는 조사하고자 하는 식당 앞에 파라솔과 탁자를 펴놓고, 점심을 먹고 나오시는 노동자들에게 설문을 받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비록 작은 선물을 준비했지만, 우리 연구소는 내심 걱정을 했습니다. 걱정은 노동자들이 설문에 잘 응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에 생겼습니다. 그러나 우리 연구소의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좌판을 펴놓고, 식사하고 나오시는 노동자들에게 설문해 주실 것을 요청하자 노동자들은 서슴없이 응해주셨습니다.

설문조사를 할 때는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체크하는 것을 돕습니다. 이때 노동자들이 쓴 답을 슬쩍 보게 됩니다. 우리 연구소 설문 문항 중에는 현재의 밥값과 받아야 할 적정 밥값을 적는 난이 있습니다. 시화공단 공동식당들의 현재 밥값은 5,500원~6,000원 수준입니다. 시중의 밥값이 많이 올라 최저 9,000원 수준임을 고려할 때 굉장히 낮은 밥값입니다. 그래서 이런 수준의 밥값을 받으면 식당을 유지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저만의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적정 밥값을 묻는 난에 7,000~10,000원을 적은 노동자들이 많았습니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복지비에서 밥값이 나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밥값이 너무 낮다는 것을 알고는 올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신 노동자들은 반찬 재료를 보다 싱싱한 것을 쓰고, 반찬 가짓수를 늘려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의 조사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에 아직 결론을 내기에는 이릅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시작된 조사를 통해 볼 때 현재의 공동식당의 밥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밥값을 올리고 내리는 문제를 오직 공동식당에만 떠넘길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우리 연구소의 생각입니다.

우리 연구소는 시화공단 내 공동휴게실 설치 문제를 제기했었습니다. 이때 시흥시의 참여를 제기했었습니다. 왜냐하면 휴게실 설치 문제를 작은 공장에만 떠넘기는 것은 작은 공장들 상태를 볼 때 불합리한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공동식당의 밥 개선 문제에서도 우리 연구소는 똑같은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려고 합니다. 공동식당의 밥 개선 문제를 작은 공장이나 공동식당에만 떠넘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문제해결은 시흥시, 공동식당, 작은 공장의 사장들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제언을 할 생각입니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