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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면 더 생각나는 엄마

기사승인 2019.05.10  15: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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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단상] 윤민영 목사

하나님께서 천사에게 세상에 내려가 가장 아름다운 것 세 가지를 가져오라고 하셨다. 천사는 아름다운 꽃과 어린아이의 웃음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을 가지고 왔다.

人無十日好(인무십일호)요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인데 月滿卽虧(월만즉휴)이니 權不十年(권불십년) 이니라. 사람의 좋은 일은 10일을 넘지 못하고 붉은 꽃의 아름다움도 10일을 넘지 못하는데 달도 차면 기우니 권력이 좋다한들 10년을 넘지 못하느니라. 는 뜻이다.

우리 교회 옆에 있는 작은 공원에는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서 촉촉한 봄비가 전국을 적시기 시작 할 때 흐드러지게 핀 벚꽃들이 내 마음을 황홀하게 했다.

사진도 찍고 걸어보기도 하고 4층 사무실에서 내려다보는 벚꽃의 군무는 장관이었다. 오래 두고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나 채 1주일도 되기 전에 가는 비와 함께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봄에 눈발이 날리듯이 벚꽃들이 다 떨어져 버리고 작은 잎사귀들이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 모습은 보면서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이란 말이 생각이 났다.

시간이 지나면 꽃은 어쩔 수 없이 시들게 마련이다. 순진하던 어린아이의 깔깔대는 웃음소리도 시간이 지나고 험한 세월의 흔적과 함께 탐욕스런 어른으로 변해 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사랑만은 처음 아기를 출산한 앳된 엄마나 100세의 연로하신 어머니까지 변함없이 아름답고 고매하다.

영국 문화협회는 세계 102개국에서 4만 명을 대상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역시 가장 많은 응답은 ‘Mother(어머니)’였다. ‘어머니’는 부르기만 해도, 생각만 해도 뭉클하게 하는 단어이다.

필자는 엄마가 쉰이 다 되어서 나를 낳으셔서 쉰둥이라고 불리었다. 자라면서 내 눈에 가장 아름답고 예쁜 엄마를 할머니라고 부르는 사람이 혹 있을 때는 우리 엄마가 왜 할머니이냐고 화가 날 정도였다. 그렇게 늦게 나를 낳으신 엄마는 출산하실 때도 많이 힘드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요즘 들어 더 이해하게 된다.

영양가 있는 음식 한 번 제대로 잡수시지 못하시고 농사며 집안일이며 힘들 때는 장사까지 하시면서 늦둥이 나를 기르시려면 얼마나 내가 애물단지 같은 생각이 드셨을까? 그러나 엄마는 한 번도 나를 귀찮다는 말씀을 안 하셨다. 항상 나를 최고라고 말씀해 주시고 더 좋은 것을 주지 못해서 안타까워하셨다.

한 번은 가을 날 엄마가 일하시는 밭에 따라 나섰다. 먹을 것이 넉넉지 않았던 때 늘 배가 고팠던 나에게 엄마는 아들 먹을 것을 찾다가 고구마가 아직 덜 자랐지만 고구마 밭에 쩍 갈라진 곳은 고구마가 많이 자랐다는 것을 아시는 엄마는 그곳을 헤쳐서 꽤 자란 고구마를 치마폭에 비벼서 먹기 좋게 하셔서 나에게 주셨다.

물기 오른 고구마는 날로 먹어도 맛이 최고인데 엄마의 깊은 애정이 담겨 있으니 더 맛이 좋아서 맛있게 씹어 먹었다. 먹다가 갑자기 엄마에게 드리고 싶어서 엄마에게 잡수시라고 드렸더니 엄마는 나를 당황스럽게 ‘불효자식 같은 놈’ 이라고 화를 내셨다. 왜 그러셨는지 모르고 먹던 고구마도 먹지 못하고 어색하게 집에 와서 웅크리고 있었다.

엄마는 위축된 나를 보시고 천천히 설명해 주셨다. 엄마는 벌써 치아가 흔들리고 빠져서 그렇게 딱딱한 고구마를 드실 수 없는데 내가 그 고구마를 권하는 것은 엄마를 조롱하는 것과 같았나 보다 그 때 엄마의 설명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렇게 몸이 노화현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나를 기르시느라고 많이 힘드셨을 텐데 그래도 무엇인가 주고 싶었고 나를 자랑스러워하신 엄마가 더욱 생각나고 그리워진다. 그래서 더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눈시울이 붉어진다.

지금 우리나라는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으로 도시마다 잘 정돈되고 가꾸어진 공원들이 많다. 예쁜 꽃들도 보기 좋게 피었다. 그렇게 꽃을 좋아하시던 엄마를 생각하면 엄마 모시고 공원에 가서 함께 걷고 싶고 사진도 찍고 싶다. 이런 생각만 해도 눈물이 자꾸 난다. 이런 예쁜 꽃들이 활짝 피었고 잘 가꿔진 꽃밭들과 향기 그윽한 봄날에는 엄마 생각이 더 많이 난다.

교회에서 사용하는 찬송가 579장 ‘어머니의 넓은 사랑’ 을 노래하면 하나님께 감사하고 어머니의 손길이 새록 새록 생각이 난다.

1. 어머니의 넓은 사랑 귀하고도 귀하다 그 사랑이 언제든지 나를 감싸줍니다. 내가 울 때 어머니는 주께 기도드리고 내가 기뻐 웃을 때에 찬송 부르십니다.

2. 아침 저녁 읽으시던 어머니의 성경책 손때 남은 구절마다 모습 본 듯합니다. 믿는 자는 누구든지 영생함을 얻으리 들려주신 귀한 말씀 이제 힘이 됩니다.

3. 홀로 누워 괴로울 때 헤매다가 지칠 때 부르시던 찬송 소리 귀에 살아옵니다. 반석에서 샘물 나고 황무지에 꽃피니 예수님과 동행하면 두려울 것 없어라

4. 온유하고 겸손하며 올바르고 굳세게 어머니의 뜻 받들어 보람 있게 살리라 풍파 많은 세상에서 선한 싸움 싸우다 생명 시내 흐르는 곳 길이 함께 살리라

shnews j5900@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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