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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기사승인 2024.03.29  15: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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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단상】

남종현(톡톡웃음연구소 원장/달월신협 이사)

<고향의 봄> 노래는 우리의 고향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아련한 우리네 고향 추억을 소환하고 정겨운 어린 시절을 기억하게 합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 꽃 살구 꽃 아기 진달래 ~” <고향의 봄> 노래에 나오는 꽃들은 우리의 앞마당에, 텃밭에, 들과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던 꽃들이기에 더욱 그립고 정겹습니다. 봄의 문턱에 서 있는 지금은 세상은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햇살은 따스하고 공기는 맑으며 대지는 생명의 기운이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차갑고 얼어붙었던 겨울의 옷을 벗고 대지는 제 세상을 만난 듯이 춤추고 있습니다. 이제 4월이 되면서 우리나라 산천은 울긋불긋 꽃잔치가 벌어질 것입니다

광양의 매화축제를 시작으로 구례의 노란 산수유꽃이 가득하고 샛노란 개나리가 다투어 고개를 내밀고는 우리를 향해 손짓하고 환한 얼굴로 반깁니다. 뒤질새라 진해 벚꽃을 필두로 거리거리마다 벚꽃의 향연이 시작될 것입니다. 이른감은 있지만 우리 시흥시도 제 빛깔의 향과 색을 띤 꽃나무들이 움트고 피어나고 있습니다. 봄비는 봄을 재촉하듯이 적당히 내려 대지에 생명을 불어 넣습니다. 누가 말했습니다.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이 목련이라고요, 하얀 목련이 드물지만 누구네 앞마당에서, 뒤란에서 수줍게 웃고 있습니다. 시흥시에서 목련을 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목련꽃은 흔하지 않은 나무가 된지 오래입니다. 오히려 도심경관사업으로 생긴 수 많은 작은 공원에 친숙한 나무가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흔하게 볼 수 있는데 무심히 지나가면 존재조차 모르는 나무입니다. 주인공은 산수유입니다. 당시에 구례에서 산수유축제를 봐 온터라 노란꽃을 보면 산수유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등산을 하다가 나무에 핀 노오란 나무를 보고 무심결에 “산수유, 참 예쁘다.” 하고 말하니 지인이 “이보게 그것은 생강나무야. 생강나무는 산수유와 꽃이 비슷하지만 산에 주로 자라고 산수유는 공원과 들에 심겨져 있다네.” 망신아닌 망신을 당한 후부터 생강나무와 산수유를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공원에 심겨져서 3월에 피는 노란 꽃은 산수유라고 보면 됩니다. 껍질이 거친 것이 특색입니다. 생강나무는 표면이 매끄럽고 꽃 모양이 공처럼 둥근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가지를 꺽어 비비면 생강향이 납니다. 산에 오르면 흔하게 보이는 나무가 생강나무이고 가장 먼저 노오란 꽃을 피워서 봄을 알리는 꽃으로 봄의 전령사라고 불립니다.

동네를 거닐고 있으면 간혹 아빠의 손을 잡고 걷는 아이가 빨갛고 노란꽃이 신기한 듯 아빠에게 물어 봅니다.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아빠, 저 꽃은 무슨 꽃이야?” 묻는 아이의 상기된 목소리에 아빠는 짐짓 못들은 체 하며 화제를 돌려서 위기를 모면합니다. 사실 꽃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기억했다가도 잊기 쉬운 것이 꽃입니다. 바쁜 일상에서 꽃은 스치는 풍경이고 거리색이 돼 버렸습니다. <고향의 봄>에서 나오는 진달래, 개나리, 철쭉꽃을 아는 것에 제한이 걸려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절기상 4월 4일이면 청명입니다. 4월 5일은 식목일이자 한식입니다. 날씨가 좋고 공기도 맑아 농사일을 하기에 가장 적당한 날이라고 우리 조상들이 만든 절기입니다. 한식에는 나무심기에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한식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봄의 시대가 펼쳐집니다. 선두에 울긋불긋 꽃무리가 있습니다. 순차적으로 봄을 마중하는 꽃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즐겨보는 것도 큰 재미입니다. 거리를 걷다가, 산책을 하다가, 드라이브를 하다가 옆의 동행자가 “저게 무슨 꽃이지?” 할 때 망설임없이 “생강나무꽃, 목련꽃, 매화꽃, 산수유, 매실나무, 벚꽃 등등을 말하면 어깨가 으쓱할 것입니다. 이름을 안다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어이” 할 것이 아니라 귀한 이름을 불러 주는 것도 세상을 나는 힘입니다. 김춘수 시인의 싯귀가 생각납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의 마음에도 봄꽃처럼 예쁜 빛깔과 향이 활짝 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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