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고’는 정말 소수 학생에 대한 특혜인가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의 ‘이공계 인재 육성’ 정책에 따라 추진된 ‘새로운 미래형 과학고’가 논의 1년 만에 시흥시, 부천시, 성남시, 이천시 등 4곳에 경기형 과학고 유치가 확정되며 현실화됐다.
경기도교육청은 인공지능 시대 변화를 선도하는 미래 인재를 키우기 위해 수학‧과학 전문 인재 양성과 경기 미래형 수학‧과학교육 저변화 정책 추진을 위해 ‘과학고 신규 지정 등 경기형 과학고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지난해 9월 경기형 과학고 신규 지정 1단계 예비지정 공모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도교육청이 경기형 과학고 공모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일반고 전환 3개, 신설 9개 등 총 12개 지역에서 공모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지난해 12월 경기형 과학고 1단계 예비지정 심사 결과 시흥, 부천, 시흥, 이천 4개 지역이 선정됐고 올 1월 15일 4개 지역 모두 ‘경기도 특성화중 및 특수목적고 지정‧운영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달 27일 교육부는 경기도교육청이 요청한 ‘경기형 과학고 신규 지정’에 대해 모두 동의함으로써 ‘경기 새로운 미래형 과학고’ 개교가 공식화됐다.
교육부의 지정 동의에 따라 도교육청은 특별 전담조직(TF)을 구성하고 4개의 과학고의 적기 개교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학교를 과학고로 전환하는 부천고와 분당중앙고는 2027년 3월, 신설교인 (가칭)시흥과학고와 (가칭)이천과학고는 203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 새로운 미래형 과학고’로 지정된 이천고는 ▲로봇 분야 특화 교육과정, 분당중앙고는 ▲판교 지역의 아이티(IT) 관련 기관 연계 특화 교육과정, 시흥은 ▲바이오 관련 특화 교육과정, 이천은 ▲반도체 관련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된다
임태희 교육감이 ‘경기형 과학고’ 추진 계획을 밝혔을 때 경기도의회 일부 의원들은 “과학고 추가 설립은 경쟁·서열화 교육으로의 회귀”, “대한민국 인재 양성은 국가 사무이기에 경기형 과학고 설립 재검토”, “경기형 과학고는 국가의 사무를 지자체에게 떠넘기기 식”이라며 비난했었다.
시흥시가 ‘경기 새로운 미래형 과학고’ 유치를 최종 확정진 가운데 지난 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시흥지회, 시흥민주연대, 시흥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등으로 구성된 「시흥과학고설립저지 공동대책위원회」는 시흥시청 브리핑룸에서 “모든 학생의 배움을 존중하라. 시흥 과학고 유치 규탄한다”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소수를 위한 특권교육, 경쟁교육을 조장하는 과학고 설립에 반대하며 모두를 위한 수준 높은 공교육 실현을 주장했다.
이들은 시흥과학고 유치 결정을 두고 지역의 정치인이나 기관장들까지 과학고 유치가 시흥을 교육 특구이자 부동산 특구로 만들 것처럼 이야기한다. 시흥시에 과학고가 설립되면 과연 시흥의 학생들이 생각처럼 활발하게 진학할 수 있는가. 전국의 과학고, 영재고 진학 1위 지역은 서초구‧강남구이나 정작 강남구에는 영재고도 과학고도 없다. 결국 서울의 교육특구 학생들을 위해 시흥시와 경기도의 예산을 지출하는 셈이고 시흥시의 초‧중 학부모들은 과학고 진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거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목표를 향해 막대한 사교육비를 쏟아붓는 과정에서 입시 과열이 조장되고 과학고는 소수 학생에 대한 특혜에 불과해 소수에게 차별적으로 지원되는 한정된 교육 예산 내에서 피해는 일반 학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육청 임태희 교육감은 교육부의 경기형 과학고 지정 동의와 관련해 과학교육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고민하던 중 그 대안으로 새로운 형태의 과학고 설립을 추진했다. 대한민국 미래 과학기술을 주도할 인재 양성을 경기교육이 책임진다는 각오로, 기존의 과학고와는 다른 특성화된 과학교육 시스템을 철저히 준비해 우리 학생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인재로 성장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미래형 경기 과학고’가 대한민국 미래를 이끌 이공계 인재로 커갈 수 있도록 지켜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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