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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과 곡선의 교차점을 찾는 지혜’

기사승인 2017.10.15  11: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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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단상/C-Edge College,India 최병철 석좌교수

무더위가 지나는 환절기엔 중년 남성의 돌연 심장사가 늘어난다고 한다. 여름철 무더위에 물렁했던 혈관이 차가와지는 기온으로 급격하게 수축을 하면서 심장에 무리를 준다. 필자는 평소 건강을 자신하였는데, 최근 건강검진을 받으며 심전도를 하니 더 세부적인 검사를 해보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심장 CT와 초음파를 받게 되었다.

심장 CT 결과가 좋지 않아 대학병원에 예약을 하고 하루 입원을 하여 심장조형 시술을 받았다. 입원하기 전엔 여러 상념들이 있었는데 가장 크게 다가오는 생각은 자동차도 때가되면 오일을 교환하여 주는 등 수리도 하는데, 기계가 아닌 내가 삼십년 이상을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으니 이러한 병을 얻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런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껏 큰 병원 근처에 가보지도 않았고 병원 울렁증이 있는 탓에 걱정과 긴장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다행스럽게 아무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게 되었지만, 하루만의 병원 나들이는 내게 여러 가지를 느끼게 하여 주었다. 아픈 이들의 나약한 마음에는 가족의 절대적인 지지가 가장 큰 힘이 되며, 담당의사 선생님의 친절하고도 웃음 띤 편안한 설명과 인내심을 갖고 환자들에게 상냥하게 대하는 간호사님들의 책임감과 전문성이 인상 깊었다.

6인 병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필자처럼 하루 이틀정도 입원하여 치료를 받는 분들도 있지만 장기간 입원을 하고 있는 환자도 있었다. 필자의 병상 옆 환자는 고령에 투석까지 하고 있어 혼자만의 거동이 힘드신 분이셨는데 그 옆에서 간호를 하시는 분이 계셔 틀림없이 그분의 아내라 생각하였다. 밤새워 병간호를 하면서 환자의 고통을 그대로 함께 느끼며 정성을 다하시고 계셨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그 환자의 아내가 오셔서 깜짝 놀랐다. 가족도 할 수 없는 일을 간병인님께서 하시는 모습에 천사가 따로 없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마음을 다하여 정성껏 환자를 돌보는 모습은 내게는 신선 그 자체였다.

건강할 때는 잘 모르지만 한번 아파보면 건강의 소중함과 조금은 지루할 지도 모르는 변함없는 일상에 감사하여야 함을 다시 느끼게 된다. 요즘 시대는 누구에게나 스트레스가 많다. 모든 병은 마음으로부터 온다고 했다. 세상에 역행하지 않고 순리대로 적응하면서 규칙적인 운동과 바른 식습관을 지녀야 한다.

무엇보다 평소에 직선의 마음보다 곡선의 마음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 늦더라도 돌아간다는 여유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다. 노자는 “최상의 선의 가치는 물과 같다. 물은 모든 만물을 잘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대중이 싫어하는 곳에 처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도에 가깝다(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고 했다. 그리고 세상살이에 힘든 이들을 위하여 물같이 살라며 우리에게 가르침을 준다.

물의 성질은 유연하다.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면서 그 본질은 변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물은 농작물을 풍요롭게 하면서 결실을 얻도록 하지만 홍수가 나면 불보다 더 무서운 기세로 바위와 산을 부순다. 그 내면에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늘 남을 이롭게 하며 자양분이 된다.

옛날 우리네 선비들은 정원을 만들 때 담장을 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배경 삼아 그곳을 정원으로 삼았다고 한다. 인위적이 아닌 자연스러움 속에서 그들만의 미를 여유롭게 즐겼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가야 할 길을 찾아 직선으로 흐르기보다는 곡선으로 흐르듯, 우리들의 소소한 일상도 직선과 곡선의 절묘한 교차점을 잘 찾아가는 지혜가 건강을 되찾게 하며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shnews j5900@chol.com

<저작권자 © 시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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